다윗은 왜 사울을 죽이지 않았을까?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며 살아가고자 하는 이들에게, 다윗과 사울의 이야기는 단순한 왕의 교체 과정보다 훨씬 더 깊은 신앙적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특별히 다윗이 사울을 죽일 수 있었던 두 번의 결정적인 기회를 마다한 장면은 오늘날에도 깊은 감동과 질문을 던져줍니다.
"왜 다윗은 사울을 죽이지 않았을까?"이는 단순한 인내나 도덕성의 문제를 넘어서, 하나님에 대한 전적인 신뢰, 기름 부음 받은 자에 대한 존중, 자기 욕망에 대한 절제, 그리고 리더십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놀라운 메시지를 품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그 의미를 차근차근 풀어보겠습니다.
1. 인간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다윗은 충분히 사울을 죽일 수 있었다
성경을 읽는 독자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의문은 이것입니다.
"사울이 다윗을 죽이려는 것은 명백한 불의였다. 그런데 왜 다윗은 그 기회를 이용하지 않았는가?"
사울은 다윗이 골리앗을 물리친 이후부터 그를 질투했습니다. 백성들이 “사울이 죽인 자는 천천이요, 다윗은 만만이로다”라고 노래하자, 사울의 마음은 증오로 가득 찼습니다. 이후 다윗을 창으로 던져 죽이려 했고, 왕궁에서 쫓아냈으며, 군대를 동원해 추격했습니다.
그렇기에 인간적인 기준으로만 보면, 다윗이 사울을 제거하는 것은 정당한 자기방어일 수 있었습니다.
복수를 넘어서, 민족과 국가를 위한 정의의 실현이라 여길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윗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사울을 두 번이나 죽일 기회를 얻고도, 단 한 번도 그의 생명을 해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이 장면에서 우리는 인간적인 정당성과 하나님의 뜻 사이에서 다윗이 어떤 선택을 했는지를 보게 됩니다.
2. 첫 번째 기회 – 엔게디 동굴 사건 (사무엘상 24장)
사울은 다윗을 추적하다가 엔게디의 어느 동굴에 들어갑니다. 이때 다윗과 그의 부하들이 그 안쪽에 숨어 있었습니다.
사울이 혼자 있을 때, 다윗의 부하들이 말합니다.
"보소서, 여호와께서 당신의 원수를 당신 손에 넘기셨습니다. 이제 그를 죽이십시오!"
그러나 다윗은 사울을 죽이지 않고, 그의 옷자락만 베어냅니다.
이후 그는 멀리서 사울을 부릅니다.
"내 주 왕이여!"
"나는 당신을 해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나를 죽이려 해도 나는 당신을 존중합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말을 남깁니다.
“나는 내 손을 들어 여호와의 기름 부음 받은 자를 치지 않겠습니다.” (삼상 24:6)
여기서 우리는 다윗의 핵심 가치관을 보게 됩니다.
그는 사울을 단순한 인간 왕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권위, 하나님이 직접 기름 부으신 왕으로 여겼던 것입니다.
그렇기에 사울이 불의하고 잔인할지라도, 하나님이 그를 폐하시기 전까지는 자신이 손대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도덕적 양보가 아닌, 하나님에 대한 철저한 신뢰와 순종에서 비롯된 결정이었습니다.
3. 두 번째 기회 – 십 광야 사건 (사무엘상 26장)
얼마 지나지 않아 다윗은 또다시 사울을 죽일 기회를 얻게 됩니다.
십 광야에서 사울이 군대와 함께 진을 치고 잠들어 있었고, 다윗은 사울의 진영까지 몰래 들어갑니다.
사울의 옆에는 창과 물병이 놓여 있었고, 부하 아비새는 말합니다.
"하나님이 그를 당신의 손에 넘기셨습니다. 내가 단칼에 죽이겠습니다."
하지만 다윗은 이번에도 거절합니다.
"죽이지 말라. 누가 여호와의 기름 부음 받은 자를 치고 무죄하겠느냐?" (삼상 26:9)
그리고 이어 말합니다.
“여호와께서 그를 치시든지, 그가 죽을 날이 이르든지, 전쟁에 나가서 망하든지… 나는 내 손으로 그를 치지 않겠다.” (삼상 26:10)
다윗은 하나님의 주권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있었습니다.
사울의 생사와 왕위의 문제는 다윗의 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이 믿음이 있었기에 다윗은 자기 손으로 권력의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사울의 창과 물병만 들고 나와, 다시 멀리서 그의 양심에 호소할 뿐이었습니다.
4. 왜 다윗은 참을 수 있었는가?
우리는 여기서 다윗의 인내심에 놀라게 됩니다.
사울에게 위협당하고 수년간 도망다니며, 광야에서 험한 세월을 보내면서도 그는 보복하지 않았습니다.
왜 그럴 수 있었을까요?
▪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절대적 신뢰
다윗은 인생의 모든 문제, 심지어 왕이 되는 문제조차도 하나님의 주권 아래에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자기 손으로 길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그는 **"하나님이 원하시면 이루어질 것이고, 원하지 않으면 나도 원하지 않는다"**는 태도로 살았습니다.
▪ 권위에 대한 경외심
비록 사울은 타락했고, 잔인했고, 불의한 왕이었습니다.
하지만 다윗은 그가 한때 하나님께 기름 부음 받은 자라는 사실을 끝까지 기억했습니다.
그는 하나님이 세우신 자를 자기 손으로 치는 것이 하나님을 거스르는 것과 같다고 여겼습니다.
▪ 복수보다 순종이 더 중요하다는 가치관
다윗은 복수를 인간의 정의가 아닌 하나님의 의에 맡겼습니다.
복수는 인간 본성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복수를 참는 것은 성령의 열매입니다.
다윗은 감정보다 믿음을 따랐습니다.
그리고 그는 하나님 앞에서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숫양의 기름보다 낫다는 진리를 삶으로 실천한 사람이었습니다.
5. 다윗의 리더십은 여기서 드러났다
다윗이 진짜 왕으로 준비되었다는 증거는 왕좌에 앉은 것이 아니라,
왕좌에 오르기 전 어떻게 행동했는가에 있습니다.
사울을 죽이는 선택은 정치적으로, 인간적으로, 군사적으로 "빠른 길"이었지만
그는 하나님의 길, 느리지만 바른 길을 선택했습니다.
이것이 참된 리더십입니다.
권력을 위해 칼을 들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위해 검을 거두는 사람.
다윗은 그런 리더였습니다.
6.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
이 이야기는 단지 옛날 이야기로 끝나지 않습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여전히 적용되는 강력한 메시지를 줍니다.
- 억울한 상황, 불공정한 대우를 받을 때
- 정당한 복수의 기회가 주어졌을 때
- 나의 능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때
그때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감정대로 할 것인가, 하나님의 뜻을 따를 것인가?
내 힘으로 싸울 것인가, 하나님의 때를 기다릴 것인가?
다윗은 말없이 우리에게 도전합니다.
“진짜 신앙은, 참을 수 있을 때 참는 것이다.”
다윗의 인내는 약함이 아니라 신앙의 힘이었다
다윗은 사울을 죽일 수 있었지만 죽이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히 착하거나 인내심이 많아서가 아닙니다.
그는 하나님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자기의 손이 아니라, 하나님의 손이 역사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다윗 같은 사람을 ‘멍청하다’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를 이스라엘 최고의 왕으로 세우셨고,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를 다윗의 집안에서 시작하셨습니다.
우리도 삶 속에서 다윗처럼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정보다 믿음을, 복수보다 순종을,
인간의 때보다 하나님의 때를 따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함께 하면 좋은 글
다윗의 가장 친한 친구는 누구? - 요나단 이야기
‘요나단’이라는 이름 속에 담긴 감동성경에는 수많은 인물이 등장합니다. 그 중에서도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인물 중 하나가 바로 요나단입니다. 그는 왕의 아들이자 장군이며, 동시에 가
pcmo77.tistory.com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 다윗, 지혜의 왕 솔로몬 – 두 왕의 인생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 다윗, 지혜의 왕 솔로몬 – 두 왕의 인생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1. 서론: 다윗과 솔로몬, 시대를 초월한 교훈의 인물우리는 신앙생활 중에 종종 ‘다윗 같은 믿음’ 혹은 ‘솔로몬 같은 지혜’를 소망합니다. 하지만 이 두 왕의 삶을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pcmo77.tistory.com
다윗의 인내가 오늘날 직장인에게 주는 교훈
억울함 속에서도 믿음을 지킨 자, 그리고 하나님이 높이신 자 1. 직장 생활, 왜 이렇게 힘든 걸까?직장 생활은 단순히 일만 잘한다고 성공할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때로는 성과를 내도 제대로 인
pcmo77.tistory.com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런 행동은 하지 말자 – 나이 들수록 조심해야 할 습관들 (13) | 2025.07.21 |
---|---|
여름성경학교를 위한 묵상글 - 쓴 물 앞에서 드러나는 진짜 믿음 (7) | 2025.07.21 |
주거안정 월세대출 낮은 이자로 가능한 곳 (best3) (5) | 2025.07.20 |
“겸손의 왕, 사랑의 본을 보이다 – 예수님의 발 씻기 사건” (4) | 2025.07.20 |
가까이 두면 좋은 사람, 피해야 할 사람 – 인간관계의 균형을 잡는 기준 (13) | 2025.07.20 |